본문 바로가기

소담小談

용뽕, 아쉽다.

[음식] 용뽕, 아쉽다.


짬뽕, 평생 못 먹을 줄 알았다. 

어릴적 매운걸 먹으면 탈이 났고 나이가 들어도 바뀌지 않았다.

짬뽕은 다른 세상 음식으로 쯤 여겼었다.


작년 아들 녀석 친구 아빠와 운동을 하고 짬뽕 전문점에 갔다. 

고구려 짬뽕, 나름 유명한 집이란다. 

당연히 짜장면 시켰다. 양도 많고 느끼했다. 아들 친구 아빠가 자기 국물 한 번 먹어 보란다.

잠시 망설였지만 맵지 않다는 말에 숟가락 살짝 담가 후룩 맛을 본다.

약간 매운맛에 고소한 끝맛이 나쁘지 않았다.


동네 주변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상점들도 꽤 들어 섰다.

상가들 한켠 짬뽕집도 하나 생겼다. 

미미짬봉, 맵지 않은 국물에 불맛이 일품이었고 낚지도 한마리씩 얹어 나왔다. 

딸아인 점심, 저녁, 다음 날 아점까지 세끼를 그 집에서 해결 했다.

인생 짬뽕집의 탄생이었으리라.



오늘 동네 도서관에 책을 보다 불현듯 짬뽕 생각이 났다. 옆 동네 짬뽕집까지 가기엔 멀어 동네 짬뽕집을 폭풍 검색해 찾아낸 집이

용뽕, 진한 국물에 달걀 후라이 하나 얹어 나온다.

매웠다. 후라이로 잠시 위를 달랬지만 그 때 뿐, 두 시간 지난 지금까지도 속이 쓰리다.

전체적으로 아쉬운 맛.


새로운 짬뽕집이 생기면 도전해 보리라.